젖먹이와 씨름하다보면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100일은 지나고 숨을 좀 돌리고 나야 양육에 대한 고민과 의문점이 실시간으로 머리 속을 맴돈다. 신생아 시절이 지나면 수면 교육 이라는 거대 산맥과 마주한다. 예민한 아이라면 이미 좀비가 되어 있을 양육자는 잠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래야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존을 시도(?)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내 경우는 수면 교육은 개나 줘버려 로 결론이 났다. 아이가 원하는 시간에 젖을 물리고, 아이가 원하는 시간에 잠을 자도록 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베이비 위스퍼 님에 따르면 당연히 해야 하는 양육의 단계인 것처럼 설명되어 있기에 부모자격증따위 있을리 만무한 초보 양육자는 당연히 따라하게 된다. 좋은 참고서 보면 공부 잘하게 되리라는 막연한 기대처럼 말이다. 성공사례가 인터넷과 엄마들을 통해 난무하지만, 적어도 내 아이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문제가 있으려니 싶어도 어쩌겠는가. 아프지 않고, 잘 먹고 몇 시간이라도 눈을 붙일 수 있음에 감사하기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아이를 키워본 선배 엄마부터 시작해서 가족에 친척까지 아이의 양육에 대해서 참 많은 말씀이 있었으나, 그냥 내 멋대로 하기로 했었다. 그게 잘하는 일이라고 자신할 수 없어도, 그냥 잠이 별로 없는 아이라고 믿기로 했다. <0-7세, 감정육아의 재발견>을 읽고 눈물이 났다. 어둠의 터널을 혼자서 지났지만 잘했다고 칭찬들은 기분이었다. 아이에게 최고의 안식처는 엄마라고. 함께 있는 게 안정적이라고 말이다. 따로 재우는 게 일상적인 서구의 양육전문가가 하는 말이니 귀를 기울이고 싶었다. 부모 세대부터 꾸준히 따로 자던 DNA가 몸에 새겨지지 않은 동양의 우리네 양육은 엄마등에 업히고 안겨서 먹고 자는 게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애착육아 가 서구에서 각광을 받으며 한국의 포대기 가 관심의 대상이 되기 이 전부터 우리는 그래왔었다. 내 몸속에도 당연히 있으리라고 예상되는 그 DNA. 이를 거스르며 수면교육을 하는 건 폭력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로빈 그릴은 비단 수면교육에만 국한되어 말하지 않는다. 태아에서의 감정과 경험도 아이가 오롯히 느끼고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몇몇 연구결과에는 태아시절의 기억을 아이들이 일정부분 기억하고 있다고 나타난다. 이왕이면, 엄마가 좋은 감정으로 아이를 품고, 태어나는 순간을 함께 한다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뜻으로 보인다. 저자는 태아의 기억과 출산 과정의 경험이 아이의 행동과 성격을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강력하게 말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게 되며, 본인의 경험이 투영되어 아이에게 나쁘기도, 혹은 좋을 수도 있는 양육환경을 만들게 된다는 저자의 말은 양육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아이의 행동에 왜 유난스레 화가 나는지, 머리로는 이해는 되지만 가슴으로는 이미 짜증이 나는 그런 상황에 놓였던 경험 말이다.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면 그런 상황에 놓여도 덜 불편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또한 부모도 양육이 필요하다는 그의 다독임은 그 어떤 위로보다 따스하게 다가온다. 교과서같은 부분도 분명히 있다. 그 어느 양육서가 좋지 않은 말을 써 놓겠는가. 그러나 25년간 전문가로 활동한 저자의 위안이 다가오는 이유는 서구의 육아법을 적용해보려고 그리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양육에 정답은 없겠지만, 내가 받았던, 내 DNA에 있는 자연스러움을 거스르지 않고 순리대로 한다면 부담감이 덜어질 게다.
머리말 | 아이 삶에 평생 힘이 되어 주는 양육
-----Chapter 1.-----
감정을 이해하면 양육의 해법이 보인다
지금보다 더 좋은 엄마가 되길 꿈꾸나요?
양육의 시작이자 기본은 ‘감정’이다
과학 발달이 양육에 미친 영향 | 아이가 매순간 느끼는 감정이 두뇌를 결정한다
엄마, 당신의 감정은 안녕한가요?
엄마의 양육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는 엄마의 감정 기억을 자극한다
이야기는 잊히지만 감정은 기록되고 저장된다 | 아이는 때때로 상처를 치유해 준다
엄마의 감정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행복이 엄마의 행복은 아니다
-----Chapter 2.-----
아이 삶을 지배하는 감정 기억의 첫 번째 시기 : 임신부터 주산기까지
엄마와 아기의 ‘첫인상의 법칙’
왜 어떤 아기는 유난히 예민한 걸까?
초기 경험이 감정에 미치는 영향
행복한 첫 만남을 위해 알아야 하는 것들
무통 주사,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 출산은 꼭 고통을 동반할까?
아기는 엄마와의 첫 만남을 준비한다
캥거루 케어
아기는 엄마의 반응을 먹고 자란다
엄마, 이렇게 말을 걸어 줘라 | 엄마의 직관은 계발된다
아기는 감정을 얼마나 느끼고 있을까?
정말 배냇짓일까? | 엄마와 아빠는 서로 보살펴야 한다
-----Chapter 3.-----
아이 삶을 지배하는 감정 기억의 두 번째 시기 : 18개월까지
엄마를 힘들게 하는 3종 세트
‘애착, 수면 교육, 모유 수유’의 진실
유전자 vs 교육, 무엇이 더 힘이 셀까?
첫 18개월, 양육의 골든타임
‘애착’이란 말이 부담스러운 엄마에게 | 애착의 탄생 | 직장맘의 애착 육아
어디까지가 애착이고, 어디부터가 응석일까?
아기를 ‘입고’ 다녀라 | 아기의 울음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 감정의 핵심 영양소 | 훈육은 언제 시작해야 할까?
잘 자는 아기를 위한 수면 교육
아기와 함께 자도 안전할까? | 모유는 천연 수면제이다
잘 먹는 아기를 위한 모유 수유
모유 수유가 어려워지는 이유
엄마이기 때문에 당연한 감정들
육아는 신속 서비스가 아니다 | 때때로 나에게 의지하는 아기에게 짜증이 난다면 | 부모의 인권 선언 | 아기가 주는 선물
3세 미만의 아이를 보육 시설에 맡기려 한다면
-----Chapter 4.-----
아이 삶을 지배하는 감정 기억의 세 번째 시기 : 19개월부터 7세까지
폭풍 성장기, 아이의 감정까지 양육해야 한다
세상에 출격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능력
아이가 엄마를 알아가는 시기
아이에게 놀이란 배움의 또 다른 말
텔레비전-놀이의 파괴자 | 놀이는 치유이다 | 어린 시절 놀이 기억을 활용하라 | 놀이처럼 즐겁게 시작하는 책 읽기
건강한 분리의 시작
어린이집에 보내는 첫날 |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겨도 괜찮을까?
아이가 미운 청개구리가 된 것을 기뻐하라
부모의 어려움 | 왜 아이는 고집이 셀까?
엄마의 감정보다 큰 가르침은 없다
일부러 부모를 자극하는 아이들
감정도 학습이 필요하다
아이의 ‘화’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 아이가 떼를 쓸 때 도움이 되는 태도
-----Chapter 5.-----
잘못된 훈육은 아이를 작아지게 만든다
훈육의 흔한 함정
어디까지가 ‘사랑의 매’일까?
수치심은 아이의 가능성을 앗아간다
수치심의 결말 | 칭찬이 답일까?
부모는 종종 아이에게 보답을 바란다
칭찬과 보상의 진실
외적 보상과 내적 보상
아이에게 필요한 진정한 보상
-----Chapter 6.-----
아이와 소통하는 엄마의 대화법
왜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듣지 않을까?
당신은 듣고 있지 않다
이런 것은 듣기가 아니다 | 감정 이입 차단
잘 듣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를 믿어야 한다
충동을 이겨 낼 때 잘 들어줄 수 있다 | 듣기를 가로막는 내면의 장벽 | 상처가 모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이유를 몰라도 힘이 되어 줄 수 있다
부모의 말에 힘이 실리다
아이와의 대화에서 중요한 것
나-전달법 | 칭찬에도 적절한 대화법이 있다
훈육의 기준을 세울 때
집안의 규칙을 세울 때 |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에게
잘못을 어떻게 일깨워 줘야 할까?
-----Chapter 7.-----
부모도 양육이 필요하다
양육은 현재 진행형인 성장 여행이다
여정에는 부부만 있어서는 안 된다
함께하는 양육, 어떻게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