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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일 바보의 공부

조선 제일 바보의 공부

<조선 제일 바보의 공부> 제목부터 남다르다. 바보의 공부라...... 그렇게 생각하고 보아서인지 표지 속 아이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아이의 머리 위에 앉아노래라도 부르고 있는듯한까마귀 역시 보통 녀석은 아닌 것 같다. 궁금한 마음을 한가득 품고 바보 라는 그 아이를 만나보기로 했다. 옛날 한 아이가 태어났는데, 노자를 만나는 꿈을 꾸고 난 아이라 부모님의 기대는 무척 컸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호된 마마에 걸리고, 그 때문에 머리가 나빠진다. 머릿속에서 콕콕, 까마귀가 글자를 먹어 치우는 것 같다는 아이를 달래며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 아직 때가 안 돼서 그래. 글은 나중에 배우자." 아이에게 아버지의 가르침은 큰 힘이 되었다. 그럴수록 아이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읽어야 겠다고 마음 먹는다. 그래서 책 한 권을 천 번까지 읽었다고 한다. 몇 번 읽었는지 잊어버릴까 봐 서산을 썼는데, 나중에는 서산이 너덜너덜해졌다고...... 그렇게 여러 해가 지나고 아이는 청년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은 드디어 시를지었고 그것을 본 아버지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한다. " 참 잘했다. 공부는 꼭 과거를 보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청년은너무 슬퍼서 책도 읽기 싫었다. 그러다 아버지의 말씀이 떠올랐다. " 책을 읽으면 돌아가신 옛 어른들도, 먼 나라의 훌륭한 사람들도 다 만날 수 있단다." "난 네가 언젠가는 큰사람이 될 거라고 믿는다." 청년은 그리운 아버지 무덤 옆에 초막을 짓고 책을 읽으며 삼년상을 치렀다. 청년은 갈수록 책에 푹 빠졌고, 시 짓기에도 재미가 생긴다. 고목은 찬 구름 속에 잠기고 / 가을 산에는 소낙비가 들이친다. 해 저무는 강물에 풍랑이 이니 / 어부는 서둘러 뱃머리를 돌리네. 임금님을 깜짝 놀라게 한멋진 시를 지은 이 청년이 바로 김득신이다. 김득신은 나이 59세에 문과에 급제하고 성균관에서 벼슬살이를 하면서도책벌레로 이름을 떨쳤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1만 번도 넘게 읽었다고 한다. 모두 고개를 내젓던 까마귀 아이가 뛰어난 시인이 된 것이다. 할아버지가 된 김득신은 자기 무덤 앞에 새길 글을 스스로 지었는다. " 재주가 남보다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마시오. 나처럼 어리석은 사람도 드물지만 마침내는 뜻을 이루었다오. 모든 것은 힘쓰는 데 달려 있을 뿐이오." 책을 읽으면서부모로서의 나를 되돌아 보았다. 김득신의 아버지와 비교 아닌 비교를 한 것이다. 만약 내 아이가 이런 상황이었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하였을까? 그리고 김득신의 아버지가 보여준 아들에 대한 믿음에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나와 같은많은 부모들이 이 책을 읽었음 하는 바람이 생긴다. 그림책 속 아버지의 모습에서 올바른 부모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시를 지어온 아들에게 참 잘했다며 칭찬하고, 공부는 꼭 과거를 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부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아이에게 공부는 꼭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 줄수 있겠는가? 그러면서 내 아이가 공부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했을 때, 네가 언젠가는 큰 사람이 될 거라고 믿는다는 말을 건넬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이의 친구들이 학습지를 하고 학원에 다니는 것을 보며, 안해도 된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말은 했지만, 그래도 조금의 불안과 갈등은 있었다. 그래도 지금은 마음껏 책을 보고 자전거를 타며 신 나게 놀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언제까지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직까지는 내 마음이 중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내 마음이 흔들릴 때, 내 욕심을 채우려고 할 때 다시 한 번 이 책을 펼쳐보고 싶다. 김득신과 그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흔들리는 내 마음을 다잡아 보고 싶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넌 참 멋진 사람이라고, 엄마는 너의 모든 것을 믿고 응원한다고 말이다..^_____^

조선에서 제일 가는 바보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우리에게 생소한 김득신 이야기
‘위인전’이 아닌 ‘인물 이야기’를 통해 배우는 옛사람들의 삶과 공부!

책 한 권을 석 달이나 읽고도 첫 구절조차 기억 못 하는, 지독히 머리 나쁜 아이가 있습니다. 태몽에 노자가 나타난 터라 대학자로 성장하리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자랐지만, 마마를 앓은 뒤 그 누구보다 아둔한 아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 개나 고양이를 가르치는 게 더 빠르겠어, 친척 어른들도 하인들도 아이를 보며 비웃거나 화를 냅니다. 하지만 까마귀 아이에게는 누구보다 든든한 울타리가 있습니다. 바로 아버지입니다.

김득신은 시로는 문명을 떨쳤으나 높은 관직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당대의 기준에는 조금 못 미치는 성취인지도 모릅니다. 아둔함 때문인지 운이 없어서인지 59세가 되어서야 문과에 합격해서 겨우 성균관 학유 자리를 얻었고, 지방 관리를 맡았다가 자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밀려난 적도 있지요. 오늘날에도 김득신은 동명이인인 조선 후기 화가 김득신보다도 덜 유명하고, 그의 시가 널리 애송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김득신의 삶을 그림책으로 만들어 어린이들과 나누고자 하는 것은 김득신이 대단한 ‘위인’이라서가 아닙니다. 그가 살아온 내력과 공부에 대한 태도, 그리고 김득신이 있게 한 아버지의 교육 방식을 보며 우리 어린이와 어른들이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도시 생활과 세상 저편에 있는 오지 마을 여행을 병행하며 삶의 내면을 진지하게 탐색하는 에세이 작가이자 삶의 정수를 담는 그림책이라는 장르에 매력을 느껴 부지런히 그림책을 읽고 쓰는 정희재 작가는, 노력가 김득신의 삶을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묵직한 감동을 주면서 풍부하게 되살려 내었습니다. 화가 윤봉선은 자칭 ‘늦된 화가’로서, 또 두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김득신과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 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