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헛되고 헛되었소. 지옥을 벗어나기 위해 그토록 맹렬히 달렸건만 결국 지옥에 갇히고 말았소.무엇을 위해 살얼음 같은 인생길을 달려왔는지 찾을 길이 없었소.누군가는 그럽디다.결국은 내가 이끌었던 금아단 덕분이 아편 수괴 나용주도 죽었고 이 땅에서 아편도 사라진 것이라고 말이오.그 어떤 말도 내게 위안이 될 수 없었소. 오로지 상처만 갚이 남았소.산다는 게 결국 그런 것이지만 말이오.상처를 달래 줄 아무것도 내겐 남아 있지 않았소.나는 다른 선택을 하지 않고 아편굴로 찾아들어 갔소. 금아단장까지 한 내가 제 발로 아편굴에 기어 들어간 이유가 궁금하오? 마지막 남은 욕망이었다면 믿겠소? 아편굴에 편히 누워, 하역 노동자로 일할 젊은이들을 실은 배가 인천에 닿는 순간부터 용주호가 활활 불타 버린 순간까지를 되새기고 싶다는 욕망 말이오.「중략」고문을 받을 때 말이오. 나와 나용주의 관계를 귀찮을 정도로 캐묻기에, 침묵으로 일관하다 딱 한 번 다답한 적이 있다오. 무엇이라고 했는지 아시오? 거기 보면 이렇게 적혀 있을 거요.친구. 그래요. 우린 친구였소. 하하하하.2.인생은 돌아갈 수 없는 땅을 하나씩 늘려 가는 일인지도 모른다.살다 보니 이만치 와 있고 돌아보니 내 발 딛었던 곳은 저만치 멀어져 있다.살면 살수록 불귀(不歸)의 땅이 구비지고 구렁텅마다 회한과 미련이 쌓인다.사랑, 미움, 분노, 슬픔, 쾌락이 비벼져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지만, 언젠가 나를 죽일 것 같았던 그 기억도 결국은 시간과 함께 풍화된다「아편전쟁」은 풍화되어 돌아갈 수 없는 땅에 대한 연가(戀歌)이고 운명의 굴레에 갇혀 죽어 간 자들을 위한 진혼곡(鎭魂曲)이며 간난했던 우리의 근대에 바치는 헌사(獻詞)이다. (p. 280), (p. 285-작가의 말)
19세기 말~20세기 초 조선의 끝자락
기회의 땅 인천에서 인생 역전을 꿈꾼 사내들이
아편을 둘러싸고 벌이는 우정과 배신, 성공과 타락의 드라마
근대인의 어두운 탄생을 누아르에 담아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장원석(영화 「끝까지 간다」「의형제」「최종병기 활」 제작자)
숨 막히는 스릴러면서 우정과 사랑의 드라마인 동시에 지금껏 보지 못한 한국형 누아르.
-김도수(쇼박스 한국영화 제작투자 본부장)
무블 세 번째 스토리
소설가 김탁환과 기획자 이원태가 결성한 창작 집단 ‘원탁’의 세 번째 장편소설 아편전쟁 이 출간되었다. 아편전쟁 은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 조선 마술사 에 이은 무블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무블(movel)은 영화(movie)와 소설(novel)을 합한 조어로 영화 같은 소설, 소설 같은 영화를 모토로 이야기의 변화무쌍을 지향하는 시리즈. 출간 전에 이미 영화 제작이 확정된 것들로만 꾸려지는 ‘원작 소설’ 시리즈이자 매체 간 장벽을 허무는 원천 소스, 즉 콘텐츠로 이루어지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지난해 고아라, 유승호 주연의 로맨스물로 탄생한 영화 「조선마술사」에 이어 첫 번째 소설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 과 이번에 출간된 아편전쟁 역시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 은 Cj엔터테인먼트에서, 아편전쟁 은 쇼박스에서 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편전쟁 출간과 함께 무블 시리즈 디자인도 새롭게 선보인다. 앞서 출간된 1권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 과 2권 조선 마술사 도 리뉴얼된 표지로 만날 수 있다. 무블 시리즈의 표지 콘셉트는 캐릭터를 형상화하는 인물 컷 중심으로, 소설과 매칭되는 인물을 표현하고 있는 에곤실레 회화로 구현했다. 새로운 표지를 통해 캐릭터와 서사의 힘을 지닌 ‘무블’ 시리즈의 이미지가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될 것이다.
프롤로그 지옥도
1부 악연
2부 조선 최초의 노동자
3부 어떤 배신
4부 이 계단의 끝엔 무엇이 있나?
5부 타오르는 욕망
심문 보고서
작가의 말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