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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잘 크고 있는 거 맞아요?


7월의 독서모임 대상 도서는 민들레에서 펴낸 우리 잘 크고 있는 거 맞아요? 였다.대안 교육과 그 필요성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확인하다가, 교육문제의 구조적 원인으로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문제인식을 거쳐, 실질적 대안 교육의 모습과 성과는 어떠한가를 살펴보기 위해 6월에 거꾸로 교실 프로젝트 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거꾸로 교실 프로젝트 는flipped learning이 가져오는 편익에 대한 찬양이 끊임 없이 소개되었고 그 효과성 또한 기존의 공교육 체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주류적 성과(학업 성취도)의 달성을 거리낌 없이 선전하고 있었다. 거꾸로 교실 프로젝트 의 리뷰에서 구체적으로 소회를 밝혀야 하겠지만, 그저 거꾸로 교실의 실시만으로 그 편익이 긍정적으로만 발생한다고 할 수 없고 그 시행 과정의 갈등과 몰이해, 물리적 제한과 교사 역량에 좌지우지 되는 교육 품질 등의 어려움도 예상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과정에서 제기 되는 학생 주도의 참여형 수업, 토론 활성화, 상부상조와 같은 공동체 의식의 형성 등에 있어서는 분명히 긍정적 지향을 갖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이러한 일련의 구체적 교육방법 및 대안적 교수법에 대한 확인 과정 이후, 우리는 실제 대안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마음은 그리고 그 경험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호기심이 발동 했고, 우리 잘 크고 있는거 맞아요? 라는 책을 선정하게 된 것이다.대안교육을 받은 학생들 대부분은 대안학교가 갖추고 있는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통해 구축하고자 하는 구성원 개개인의 관념과 조직의 성질에 관하여 일응 이해를 하면서도, 그 방식의 경직성에 회의를 품고 있었다.공동체 의식, 생태와 비물질성, 노작과 노동관념 등이 지향하는 바를 알면서도 이를 구현하는 방법에 있어 자발적이고 스스로 동기를 획득해 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구조화된 체계 속에서 외부적요인에 의해 해당 관념과 이론들이 이식되는 과정 들에 대한 거부감이 제기된 것이다.이는 대안학교가 가지고 있는 목적 의식의 덫이나 의미 있는 학습에 대한 강박 때문이라고 생각된다.진보주의자 혹은 대안 교육 진영에서 추구해야하는 도덕적 순결성과 책무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가 되나 강요에서 의해 비롯된다면 또다른 억압이나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이는 마치 히틀러를 거부하면서 히틀러로부터 벗어나도록 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종국에 히틀러로부터 벗어나 위험을 억제하고 민주적 주체로서의 기능을 획보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험 인자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설득과 인식의 과정에 있어 교육 주체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많은 부분 생략 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긴급성과 동기부여의 균형적 관점에서 고려하였을 때 강요된 가치는 그 본질적 선 함과 관계없이 대상의 효과성이 왜곡될 여지가 충분하다.이러한 형태의 강요와 폭압은 또다른 형태의 꼰대 짓 이자 권위주의의 발현이며, 일반학교 공교육에 대해 비난하고 환멸을 느끼는 지점과 교집합을 이룬다고 할 것이다.특히, 대안 교육이 주류적 성취 를 회피하면서 포장된 주류화 로 작용한다(혹은 이용된다)는 측면은 대안교육의 주체들 스스로의 견제가 필요한 지점이라고 생각된다.이는 대학교육의 주체로서 학교뿐만 아니라, 학부모 의 불안과 자녀에 대한 기대 그리고 기대에 연결된 욕심에 기인한다고 할 것이다. 나의 자녀가 대안 교육 이라는 비주류적 가치를 선택하였지만, 주류 사회 에서 낙오되는 것이 아니라 그 비 일률성에서 벗어나 보다 뛰어나 가치로 포장되길 바라는 기대는 대안교육 뿐만 아니라, 자녀에 대한 괴롭힘으로 이어질 것이다.우리는 어떤 목적의식 없이, 자유롭게 사유하고 위험하지 않은 갈등에 노출되고, 서툴지만 화합적 방식으로 조정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유연하게 연습하고 이를 통해 삶에 대한 책무성을 강화 시키는 형태의 교육을 과감하게 시도할 필요가 있다.아이들에 대한 주체성을 요구하면서도 어떠한 권한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수평적 관계 가 아니다. 진정한 수평적 관계 는 신뢰에 바탕을 둔 지지이자, 실수에 대한 용서이며, 과실에 대한 명징한 비평과 반성의 요구인 것이다.대안교육이 지금껏 이어져 오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과오가 있었고, 그 과정에 있었던 아이들 또한 크고 작은 상처들을 가졌겠지만, 그보다 넓은 감성의 보자기와 깊은 관념의 호수를 형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 예상해 본다.대안교육의 경험을 통해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아이들의 표현과 사유 그리고 그 추억의 의미에 대한 추적은 논리 와 의지 를 가지고 비판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이다.그러면서도...우리 잘 크고 있는 거 맞아요? 라는 불안에 기반한 질문과 자조는 가슴 한켠을 시리게 한다.성장의 시기 건강하고,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한 것 아닐까?
그동안 대안학교 교사나 부모들을 통해 대안교육의 성과에 관한 이야기는 간간히 들어 보았지만 실제 대안학교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는 흔치 않았다. 이 책은 대안학교를 다녔던 다양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지금 대안학교에 몸담고 있는 아이들, 도중에 학교를 떠난 아이들, 졸업을 하고 대학에서 또 사회에서 자기 길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대안교육이 어떤 깨우침을 주었고 또 상처를 남겼는지 생생하게 들려준다.

첫째 마당_ 관계, 공동체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우리, 잘 크고 있는 거 맞아요? | 이슬아
학생들을 따돌리지 마시라 | 최진영
풀무 시절,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임들래
갈등과 불편함을 끝까지 마주할 수 있는 힘 | 최민유
침묵하지 않고 나를 드러내는 일 | 코코
대안학교 연애사 | Lookout

둘째 마당_ 학습, 다른 방식으로 배우고 자라는 아이들

강제노동이라고요? 손으로 일하는 참맛을 모르시는군요 | 안혜인
삶과 배움은 별개가 아니다_ 자연과 예술 수업 | 이수빈
이제는 새로운 도전이 무섭지 않다_여행학습 | 김장규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학습했을까 | 이은수
58일간의 해외체험학습,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김혜민
아무거나 해도 된다는 게 더 무섭다 | 김예인

셋째 마당_ 진로, 세상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기

죄책감을 떨치고 연대로 경계 넓히기 | 정지윤
흔들리며 피는 꽃 | 김바다
대안학교 졸업생, 대안학교 교사로 서다 | 이은희
밥벌이 하기 참 만만치 않구나 | 유청림
진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먹고살기 | 한나
대안학교를 나와 대학을 다녀보니 | 이신혜

넷째 마당_ 쓴소리, 우리도 할 말 있어요

아이들, 대안학교를 까다 | 민들레 편집실
간디학교를 졸업하고 학원을 다니면서 | 이주헌
우리는 온실 속 화초였던가 | 송윤지
대안학교까지 보내줬는데 정말 이럴 거냐구요? | 김다솜
자신의 언어를 가진 대안교육을 바란다 | 성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