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으로 SBS에서 방송된 ‘부모 대 학부모’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대안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2부인 ‘기적의 카페’ 편에서 나지막이 흘러나오는 영화배우 류승룡의 목소리는 꿈결에 듣는 것처럼 정겹게 들린다. 어쩜 우리 시대의 부모가 가지고 있어야 할 부드러운 톤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라고 불리는 대치동, 정보가 많아질수록 부모의 불안은 커져만 가고’란 내레이션이 시작되자마자 우리 교육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들어난다. 시험이 내일 모래 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태평스럽게 TV를 보고 있고 이에 기가 찬 엄마의 목소리는 톤이 높아지고 뚜껑이 열리기 시작한다. 이 아이의 부모는 고학력자고 생활은 중산층 이상일 것이다. 아이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뒷받침 해줄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아이다. 부모는 기대에 못 미치는 아이를 보면서 B29 폭격기처럼 무수한 잔소리로 융단 폭격을 하지만 아이는 그 정도의 폭격쯤은 가볍게 이겨내는 것 같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아이의 마음도 상처를 입고 아파하지만 부모는 확인 사살까지 하려고 든다. 결국 부모는 자신의 행위를 돌아보며 아이를 향해 용서를 빌며 눈물로 참회한다. 그렇다고 이 전쟁이 끝이 날까?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한 이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나 자신도 이 엄마처럼 아이를 키웠기에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홀가분하다. 이미 아이들이 이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전쟁이라고 표현될 만큼 오직 성적으로 아이를 평가하는 현실 속에서 부모들은 나름 아이들을 위해 돈과 시간 등을 아낌없이 퍼붓는다. 왜냐하면 아이가 잘되는 것이 나의 자랑이고 행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주 소수지만 이와는 다른 길을 가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이 ‘인디고 아이들’이다. 그들은 ‘인디고 서원’에서 수백 권의 책을 읽었고 문학/역사,사회/철학/예술/교육/생태,환경의 6가지 인문학을 중심으로 자신이 읽은 을 책을 추천하며 그 내용을 책으로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인디고 서원에서 행복한 책읽기’다 이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11명의 아이들은 한결같이 웃고 있다. 이유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류대학을 목표로 입시경쟁이라는 전쟁터에 있었지만 이들은 다양한 인문학 고전들을 읽으며 사색과 토론을 통해 창의적인 인물로 자신을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만드는 것이 이 시대의 트렌드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이 책은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한다. 이들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인디고가 고등학교 이름인 줄 알았다. 속지를 보니까 그들은 부산시 남천동 학원 골목에 자리 잡은 인디고 서원에서 아람샘과 함께 행복한 책읽기를 하고 있는 청소년들이다. 아람샘은 그들과 함께 20년 이상 부산에서 독서 토론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허아람 선생을 지칭한다. 그런데 “왜 인디고 서원이란 이름을 붙였을까?” 궁금증도 속표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인디고는 이란 ‘인지심리학자인 낸시 앤 태프가 쓴 ’색깔을 통한 삶의 이해‘라는 책에 최초로 소개되었는데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며 창의적인 아이들을 가리킨다. 이 책에서는 인디고 서원에서 함께 책 읽고 사유하며 토론하고 실천하는 쪽빛 아이들 을 통칭해 부르고 있다.’
아람샘과 그의 제자들은 대학입시라는 목표를 위해서가 아니라 책읽기가 주는 순수한 즐거움을 알았고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었기에 그들의 웃음을 통해 행복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의 서두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이 책을 쓴 이유를 말하고 있는데 ‘그곳은 성적이라는 기준에 의해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아야만 하는 청소년들에게 탈출구와 같은 곳입니다. 어떠한 편견도 없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받으며, 차별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가 주체가 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우리가 배운 가장 큰 가르침은 독서는 공부의 연장이 아니라 내 마음을 살찌우고 나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독서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속사람이 자란다. 삶을 바라보는 깊이와 인격의 성숙은 독서로 인해 얻어진 열매다. 그들의 거둔 열매가 얼마나 아름답고 풍성한 것인가를 아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불과 17살 밖에 안 된 아이들이 쓴 글이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시각으로 책을 분석하고 이 시대의 문제점을 지적해낸다. ‘가자에 띠운 편지’를 읽고 임하람이란 아이는 팔레스타인 청년 ‘나임’과 이스라엘의 소녀 ‘탈’을 통해 평화를 꿈꾸고 그 방법을 말한다. “네 탓이야” 라는 타박보다는 평화와 정의를 꿈꾸는 진실하고 정의로운 마음만 있다면 그 평화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나임과 탈은 테러와 폭력,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진심어린 친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쉽게 “너무 이상적인 생각이야!”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만 보더라도 지난 1년간 정치는 극과 극의 싸움을 했다. 서로를 향해 “네 탓이야?” 수없이 상대방을 향해 비난했지만 얻은 것은 거의 없다. 결국 결론은 임하람이 자신의 글에서 밝힌 것처럼 상대를 인정하는 진실한 마음이 있으면 된다.
이제 17살이 된 아이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은 때 묻지 않은 그들의 순수성이다. 인디고 아이들이 행복한 이유는 당장 눈앞에 닥친 입시라는 폭풍우 따위를 두려워하는 것보다는 더 크고 소중한 가치인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소중한 가치를 이루기 위해 함께 뭉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특권으로 생각하는 사명감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은 자신도 그들이 앞으로 명문대학에 들어갔는지 궁금하지 않다. 그러나 아직도 이들이 책에서 배운 것처럼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그 길을 향해 꾸준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지 는 알고 싶다. 왜냐하면 그들이 걷는 길이 우리나라의 비전이고 전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는 고민을 가지고 있는 부모라면, 또 어떻게 내 인생을 꿈꾸며 살아야 하는가? 를 알고 싶은 아이라면 이 책을 통해 생각거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시인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힘이다.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한 번쯤은 봐야 할’이라는 제목을 달고 서점에 나오는 책들은 평소 책을 가까이 대하지 않은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너무 어려운 고전문학 종류가 대부분이다. 그 책들이 ‘명작’이고 ‘훌륭한 책’일 수도 있지만, 청소년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책은 역시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책은 깊게 공감할 수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고,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다.
허아람 선생과 인디고 아이들은 독서 수업을 할 때, 책들을 크게 ‘문학, 역사·사회, 철학, 예술, 교육, 생태·환경’, 6개 분야로 나누고, 한 달에 4권에서 6권 정도의 책을 선정하며 책마다 읽고 토론하는 기간을 다르게 잡는다. 예를 들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은 1주 후에 만나 처음으로 수업하는 책이고 무탄트 메시지 는 4주 후에 읽고 수업하며 틱낫한에서 촘스키까지 는 6부까지 있는 책이어서 6주 동안 매주 수업을 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한 주에 한 권만 읽는 것보다 여러 분야의 책을 아이들 각자의 기호와 성향에 맞게 선택하여 읽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 스스로 각자의 책읽기를 즐기는 동안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되는데, 이것을 그들은 ‘네트워크 하기’라 부른다. 또한 수업 방식도 책에 따라 다양하여 연극으로 꾸미기도 하고, 낭송회를 열기도 하며, 정말 만나고 싶은 저자는 직접 초대를 하기도 하는데, 이는 ‘주제와 변주’라는 행사로 운영된다.
인디고 서원에서 함께 책을 읽은 고등학교 1학년들은 또래 친구들이 책을 멀리하는 이유가 ‘자신들에게 잘 맞는 책’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면, 자신들의 독서 경험과 책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꺼낸다. 전문가들과 어른들의 시각으로 선정한 책이 아닌, 청소년 자신들이 읽고 추천하는 책이라면 좀더 쉽게 다가가리라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된다. 인디고 아이들도 다른 청소년들처럼 입시라는 제도에 얽매여 있기는 마찬가지여서, 시험기간이면 과연 계속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이 작업이 수많은 청소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멈추지 않고 해나갔다. 인디고 서원에서 행복한 책읽기 는 청소년들이 책을 찾아 떠나는 독서 여행에 유익한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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