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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 받침 한 글자

ㄹ 받침 한 글자가 그렇게 많아?<ㄹ 받침 한 글자>  동시집을 받자마자 엄마가 먼저 읽어보았다. 시인은 역시 머리말도 달랐다. 여는 시 「ㄹ 받침 한 글자」는 시집 제목이기도 하고 ㄹ 받침이 들어간 53편의 시들을 어떻게 노래로 풀어낼지 여는 문이고, 한 편 한 편 귀하게 담아두는 말놀이 주머니인 셈이다.     교육경쟁 한 가지만 따지더라도 요즘 아이들이 처한 현실이 녹녹치 않다. 그런 아이들의 고민을 담아내는 동시들도 제법 나오고 있고,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편하게 읽을 수만은 없었다. 그러던 중 김은영 동시집 <ㄹ받침 한 글자>은 오랜만에 맛보는 단물이었다. 그동안 미처 알아봐주고 불러주지 못했던 ㄹ 받침 한 글자로 된 말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굴, 날, 돌, 골에 미안했다. 울, 줄, 꿀, 털도 챙겨야했다. 딸, 불, 실, 널도 끼워 달란다.   동시는 노랫말이다. 말놀이 동시를 통해 즐겁게 나와 형제, 부모님, 할머니, 이웃, 조상님까지 만날 것을 기대하며 3학년 딸과 6학년 아들을 불러 낭송해보기를 권했다. 그리고 가장 재미있는 작품 5편을 고르게 했다. 우리 가족 동시 공감대는 어느 정도일지 두근두근 궁금했다. 결과는 의외로 각양각색, 같은 마음이 아닌 게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이 들어나는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    “응, 그래” 엄마는 「ㄹ 받침 한 글자」,「말」,「꼴」,「탈」,「꿀」, ​딸은 「ㄹ 받침 한 글자」,「뜰」,「팔」,「끌」,「잘」, 아들은 「달」,「설」,「꼴」,「말」,「뿔」, ​저마다 자신이 뽑은 시와 그 이유를 댄다. 그래도 한 편씩 같아서 다행이라고 깔깔깔~ ​동시집 한 권으로 우리 가족 웃음꽃 향기가 폴폴폴~  

김은영의 동시집 ㄹ 받침 한 글자 는 재미난 동시를 통해 우리말의 다양한 변용을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모든 시의 제목은 ㄹ 받침으로 끝나는 한 글자입니다. 굴, 날, 달, 살, 쌀, 돌, 톨, 탈, 틀, 홀처럼 말입니다. 총 53개의 낱말이 들어가 있습니다. ㄹ로 끝나는 한 글자 낱말은 거의 다 들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시 제목은 ㄹ 받침으로 끝나는 한 글자로 통일되어 있지만 시는 편마다 독특한 개성이 살아 있고, 한 편 한 편 갈고 닦은 수작들입니다. 우리말을 제대로 익히기도 전에 영어 배우기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요즘, 이 시집은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우리말이 가진 잔재미가 얼마나 아기자기한지 충분히 만끽하게 해 줍니다.

여는 시
1부. 다 먹었다 그믐 달
굴 / 날 / 달 / 들 / 말 / 뜰 / 설 / 술 / 일 / 홀 / 절 / 팔
2부. 내 꼴이 처량해
벌 / 걸 / 꼴 / 널 / 둘 / 살 / 실 / 불 / 딸 / 열 / 잘 / 찰
3부. 탈탈 털어 버리자
탈 / 글 / 놀 / 결 / 골 / 돌 / 늘 / 볼 / 솔 / 끌 / 철 / 얼 / 칼 / 알 / 활 / 틀
4부. 나 한 톨 너 한 톨
꿀 / 길 / 울 / 줄 / 물 / 밀 / 톨 / 발 / 뿔 / 쌀 / 올 / 풀 / 털